공학관 악동 | 잡담

분석법은 알지만 설계법은 모른다.

공학관 악동 2023. 4. 3. 16:18

  전자회로2 민병욱 교수님께서 학기 초반에 하신 말씀이다. 회로 공부에 대해 하신 말이지만, 공학 일반에 대해 적용해도 괜찮은 말이다.

 

  "분석법은 알지만 설계법은 모른다" 오늘날 공학교육에서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 아닐까. 학교 성적의 대부분은 중간/기말 두 차례의 시험으로 결정되고, 그로 인해 상당 수의 학생들은 프로젝트, 시뮬레이션/코딩/직접 해보기는 경시하고 수업 통과 기준만 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나아가 최대한 프로젝트가 없는 수업만 챙겨 들으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의 최극단은 프로젝트조차 족보로 해결하는 것이다. 돈을 주고 익명의 선배에게 족보를 사서 파일 몇 줄 바꾸고, 텍스트의 배치만 바꾸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의의는 학생들더러 고민하고 조건을 바꿔보고 직접 해보며 개념을 체화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적잖은 학생들이 시간을 아끼고 학점을 취득하려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족보를 구매하니 안타깝다.

 

  공학자라면 탄탄한 이론을 갖추는 것 못지 않게 문제를 정의하고 접근법을 찾아내어 해결하려는 시도가 무척 중요하다. 그런 시각에서 프로젝트를 하다 막힐 때면 교수님을 원망하는게 아니라 성장할 기회가 생겼다고 좋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