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SD에서 방문학생으로 반년 동안 지내며 인상 깊었던 시스템을 다룬다.
1. 학생을 위한 자원 할당 규모
내가 수강한 Microwave Circuits & Systems 수업은 약 120명이 듣는 대형 강의였는데, 조교가 5명이 배정되었다. 각 조교는 매주 1시간씩 오피스 아워(OH)를 운영했고, 교수도 주 2회(각 1시간 30분) OH를 진행하여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기 쉽게 했다. 즉, 총 7개의 타임 슬롯이 있어 학생 각자 일정에 맞춰 참석하기 쉬웠다.
OH는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일부 조교는 Zoom을 활용하고, 일부는 ECE OH 전용 공간에서 대면으로 진행했다. 해당 공간은 칸막이가 설치된 비교적 큰 방으로, 조교들이 지정된 시간 동안 대기하며 학생들의 질문을 받았다.
또한, 수업과 별개로 Discussion 시간이 주 1시간 공식 시간표에 포함되어 있어 학생들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이 시간에는 강의 내용 복습, 예제 문제 풀이, 과제 해설, 시뮬레이션 실습 등이 진행되었다.
추가로, 일부 전공 선택 과목에는 실험(LAB) 시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들었던 수업에서는 총 5회의 실험이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조교들의 시연을 보며 실험 장비 사용법과 데이터를 해석하는 과정을 배웠다. 실험 보고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었고,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수행하지 않아 큰 교육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관심과 흥미를 유도에 큰 도움이 될 듯 보였다. LAB 분반은 약 6~7개로 운영되었다.
또한 놀라웠던 점은, 중간고사 후 평균 성적이 교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교수님이 조교들에게 보충 수업을 4회 개설하도록 지시했다는 점이다. (조교는 웁니다 ㅜㅜ) 위의 수업이 유독 교육적으로 잘 운영된 사례이긴 하지만, Discussion(주 1시간)이 대부분의 과목에 포함되어 있고, 교수의 OH가 평균적으로 주 2회 이상 진행되는 점을 보면 UCSD의 시스템이 확실히 체계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연세대에서는 조교가 정규적으로 OH를 운영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보통 시험 전이나 특정 시뮬레이션 과제 공지 후 하루 정도 세션을 운영하는 수준이다.
2. 선수 과목 이수 여부 확인이 엄격하다
연세대 수강편람에도 선수 과목이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 수강 신청 시 이를 강제적으로 체크하지 않는다. 반면 UCSD에서는 선수 과목을 듣지 않으면 고학년 수업을 수강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수업 외적으로 해당 내용을 공부한 경우, 교수의 승인을 받아야만 등록이 가능하다. 그러한 이유에서 학생들이 저학년 때 철회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3. 분반이 하나뿐이다
연세대에서는 전공 필수 과목은 3-4 분반, 전공선택도 1-3 분반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UCSD의 ECE 전공 과목이 대부분 한 분반만 개설된다. 그 결과 100명이 넘는 대형 강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 쿼터 시스템의 강도
UC 시스템(버클리 제외)은 쿼터(Quarter)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각 쿼터는 12주이며, 가을, 겨울, 봄 학기로 구성된다. 여름 쿼터는 정규 수업보다는 인턴십이나 연구 활동에 집중하는 기간이다.
연세대에서는 학기가 16주이므로, 쿼터 시스템에서는 수업과 과제를 약 75~80% 정도만 진행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오판이었다. UCSD에서는 반복 없이 진도를 매우 빠르게 나간다. 연세대에서는 짧게는 1주, 길게는 3주 정도 선수 과목 내용을 복습하는 경우가 있지만, UCSD에서는 이를 거의 생략하고 바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간다. 선수 과목 수강 여부를 철저히 체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쿼터 시스템의 강도에 대해서는 다른 미국 대학 출신과 다양한 국적의 대학원생들도 상당히 힘들다고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보통 4과목(전공 3과목)을 듣게 되는데, 연간 3쿼터를 합하면 총 10~12과목을 수강하게 되어 학기제 대학과 전체 수업 수는 비슷해진다.
5. 더 깊고 다양한 코스웍 제공
UCSD의 한 분반 정책과 쿼터 시스템으로 인해 다양한 전공 수업이 개설되며, 학부에서도 심화된 내용의 코스웍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에서 광파를 배우고 싶다면 전자기학2, 광전자공학, 광파실험 정도가 제공될 것이다. 반면 UCSD에서는 다음과 같은 수업이 개설된다.
- Physical Optics and Fourier Optics
- Electromagnetic Optics
- Guided-Wave and Fiber Optics
- Optical Electronics
- Optical Information Processing and Holography
- Lasers and Modulators
전력 관련 수업도 더욱 세분화되어 있다. 연세대에서는 전력공학, 전기기기, 전력전자, 전력공학실험이 있지만, UCSD에서는 다음과 같은 과목이 제공된다.
- Power Systems Analysis and Fundamentals
- Energy Conversion
- Introduction to Power Electronics I/II
- Real World Power Grid Operation
- Renewable Energy and Power Grid Modernization
- Power Grid Resiliency to Adverse Effects
- Renewable and Energy Storage Resources
강조할 점은 위 과목이 대학원 과정이 아닌 학부 과정이라는 것이다. 연세대에서도 분반 수를 줄이고, 더 다양한 심화 강의를 개설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UCSD ECE 개설 과목: https://catalog.ucsd.edu/courses/ECE.html
UCSD 수강 편람: https://act.ucsd.edu/scheduleOfClasses/scheduleOfClassesStudent.htm
6. 교수진 구성의 차이
연세대에서는 학부 전공 수업을 정년 트랙 교수들만 담당하지만, UCSD에서는 강의 전담 교수, 강사, 겸임 교수도 수업을 맡는다. 비정년 교수의 수준도 상당히 높은데, 한 교수님은 퀄컴 부사장 출신이었고, 또 다른 강사는 미국 전력 대기업에서 현역으로 근무하면서 저녁 수업을 개설했다.
정년 트랙 교수의 수는 연세대와 UCSD가 각각 약 60명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러한 강사진 덕분에 UCSD에서는 더욱 다양한 강의를 개설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7. 보충 수업 방식의 차이
이는 재미있어서 포함한다. UCSD에서 한 교수님이 학회 참석으로 한 주 동안 강의를 진행하지 못하였는데, 다른 교수가 대신 수업을 진행했다. 단순 특강으로 예상되었으나, 원 교수님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가며 진행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모든 과목이 이와 깉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글에서는 UCSD의 시스템적 장점을 다루었다. 물론 이 모든 장점은 재정적 차이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정확히는 찾아보지는 않았으나, 외국인 학생은 12주 한 쿼터에 1,500-2,000만원 가까이 낼 것이다. 1년에 4000-6000만원이다. 미국 인당 GDP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비싼 금액이다. 과연 UCSD 처럼 수업을 개선할테니 등록금을 학기 당 1,000만원으로 바꾸자고 하면 얼마나 많은 학생이 동의할까?) 하지만 일부는 연세대도 충분히 배우고 모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세대가 더 좋은 학교가 되길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UCSD 학생들을 보며 느낀 점을 다룰 예정이다.
<a href="https://www.flaticon.com/free-icons/training" title="training icons">Training icons created by SBTS2018 - Flaticon</a>
'노하우 | 교환학생 & 방문학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캘리포니아 교수는 얼마나 벌까? (0) | 2025.02.20 |
---|---|
연세대 교환학생 (0) | 2024.07.26 |
UCSD에서 방문학생으로 반년 동안 지내며 인상 깊었던 시스템을 다룬다.
1. 학생을 위한 자원 할당 규모
내가 수강한 Microwave Circuits & Systems 수업은 약 120명이 듣는 대형 강의였는데, 조교가 5명이 배정되었다. 각 조교는 매주 1시간씩 오피스 아워(OH)를 운영했고, 교수도 주 2회(각 1시간 30분) OH를 진행하여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기 쉽게 했다. 즉, 총 7개의 타임 슬롯이 있어 학생 각자 일정에 맞춰 참석하기 쉬웠다.
OH는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일부 조교는 Zoom을 활용하고, 일부는 ECE OH 전용 공간에서 대면으로 진행했다. 해당 공간은 칸막이가 설치된 비교적 큰 방으로, 조교들이 지정된 시간 동안 대기하며 학생들의 질문을 받았다.
또한, 수업과 별개로 Discussion 시간이 주 1시간 공식 시간표에 포함되어 있어 학생들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이 시간에는 강의 내용 복습, 예제 문제 풀이, 과제 해설, 시뮬레이션 실습 등이 진행되었다.
추가로, 일부 전공 선택 과목에는 실험(LAB) 시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들었던 수업에서는 총 5회의 실험이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조교들의 시연을 보며 실험 장비 사용법과 데이터를 해석하는 과정을 배웠다. 실험 보고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었고,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수행하지 않아 큰 교육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관심과 흥미를 유도에 큰 도움이 될 듯 보였다. LAB 분반은 약 6~7개로 운영되었다.
또한 놀라웠던 점은, 중간고사 후 평균 성적이 교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교수님이 조교들에게 보충 수업을 4회 개설하도록 지시했다는 점이다. (조교는 웁니다 ㅜㅜ) 위의 수업이 유독 교육적으로 잘 운영된 사례이긴 하지만, Discussion(주 1시간)이 대부분의 과목에 포함되어 있고, 교수의 OH가 평균적으로 주 2회 이상 진행되는 점을 보면 UCSD의 시스템이 확실히 체계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연세대에서는 조교가 정규적으로 OH를 운영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보통 시험 전이나 특정 시뮬레이션 과제 공지 후 하루 정도 세션을 운영하는 수준이다.
2. 선수 과목 이수 여부 확인이 엄격하다
연세대 수강편람에도 선수 과목이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 수강 신청 시 이를 강제적으로 체크하지 않는다. 반면 UCSD에서는 선수 과목을 듣지 않으면 고학년 수업을 수강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수업 외적으로 해당 내용을 공부한 경우, 교수의 승인을 받아야만 등록이 가능하다. 그러한 이유에서 학생들이 저학년 때 철회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3. 분반이 하나뿐이다
연세대에서는 전공 필수 과목은 3-4 분반, 전공선택도 1-3 분반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UCSD의 ECE 전공 과목이 대부분 한 분반만 개설된다. 그 결과 100명이 넘는 대형 강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 쿼터 시스템의 강도
UC 시스템(버클리 제외)은 쿼터(Quarter)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각 쿼터는 12주이며, 가을, 겨울, 봄 학기로 구성된다. 여름 쿼터는 정규 수업보다는 인턴십이나 연구 활동에 집중하는 기간이다.
연세대에서는 학기가 16주이므로, 쿼터 시스템에서는 수업과 과제를 약 75~80% 정도만 진행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오판이었다. UCSD에서는 반복 없이 진도를 매우 빠르게 나간다. 연세대에서는 짧게는 1주, 길게는 3주 정도 선수 과목 내용을 복습하는 경우가 있지만, UCSD에서는 이를 거의 생략하고 바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간다. 선수 과목 수강 여부를 철저히 체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쿼터 시스템의 강도에 대해서는 다른 미국 대학 출신과 다양한 국적의 대학원생들도 상당히 힘들다고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보통 4과목(전공 3과목)을 듣게 되는데, 연간 3쿼터를 합하면 총 10~12과목을 수강하게 되어 학기제 대학과 전체 수업 수는 비슷해진다.
5. 더 깊고 다양한 코스웍 제공
UCSD의 한 분반 정책과 쿼터 시스템으로 인해 다양한 전공 수업이 개설되며, 학부에서도 심화된 내용의 코스웍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에서 광파를 배우고 싶다면 전자기학2, 광전자공학, 광파실험 정도가 제공될 것이다. 반면 UCSD에서는 다음과 같은 수업이 개설된다.
- Physical Optics and Fourier Optics
- Electromagnetic Optics
- Guided-Wave and Fiber Optics
- Optical Electronics
- Optical Information Processing and Holography
- Lasers and Modulators
전력 관련 수업도 더욱 세분화되어 있다. 연세대에서는 전력공학, 전기기기, 전력전자, 전력공학실험이 있지만, UCSD에서는 다음과 같은 과목이 제공된다.
- Power Systems Analysis and Fundamentals
- Energy Conversion
- Introduction to Power Electronics I/II
- Real World Power Grid Operation
- Renewable Energy and Power Grid Modernization
- Power Grid Resiliency to Adverse Effects
- Renewable and Energy Storage Resources
강조할 점은 위 과목이 대학원 과정이 아닌 학부 과정이라는 것이다. 연세대에서도 분반 수를 줄이고, 더 다양한 심화 강의를 개설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UCSD ECE 개설 과목: https://catalog.ucsd.edu/courses/ECE.html
UCSD 수강 편람: https://act.ucsd.edu/scheduleOfClasses/scheduleOfClassesStudent.htm
6. 교수진 구성의 차이
연세대에서는 학부 전공 수업을 정년 트랙 교수들만 담당하지만, UCSD에서는 강의 전담 교수, 강사, 겸임 교수도 수업을 맡는다. 비정년 교수의 수준도 상당히 높은데, 한 교수님은 퀄컴 부사장 출신이었고, 또 다른 강사는 미국 전력 대기업에서 현역으로 근무하면서 저녁 수업을 개설했다.
정년 트랙 교수의 수는 연세대와 UCSD가 각각 약 60명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러한 강사진 덕분에 UCSD에서는 더욱 다양한 강의를 개설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7. 보충 수업 방식의 차이
이는 재미있어서 포함한다. UCSD에서 한 교수님이 학회 참석으로 한 주 동안 강의를 진행하지 못하였는데, 다른 교수가 대신 수업을 진행했다. 단순 특강으로 예상되었으나, 원 교수님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가며 진행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모든 과목이 이와 깉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글에서는 UCSD의 시스템적 장점을 다루었다. 물론 이 모든 장점은 재정적 차이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정확히는 찾아보지는 않았으나, 외국인 학생은 12주 한 쿼터에 1,500-2,000만원 가까이 낼 것이다. 1년에 4000-6000만원이다. 미국 인당 GDP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비싼 금액이다. 과연 UCSD 처럼 수업을 개선할테니 등록금을 학기 당 1,000만원으로 바꾸자고 하면 얼마나 많은 학생이 동의할까?) 하지만 일부는 연세대도 충분히 배우고 모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세대가 더 좋은 학교가 되길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UCSD 학생들을 보며 느낀 점을 다룰 예정이다.
<a href="https://www.flaticon.com/free-icons/training" title="training icons">Training icons created by SBTS2018 - Flaticon</a>
'노하우 | 교환학생 & 방문학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캘리포니아 교수는 얼마나 벌까? (0) | 2025.02.20 |
---|---|
연세대 교환학생 (0) | 2024.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