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학원 연구실을 어떻게 고르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예전 글에서 내가 학부생 시절 어떻게 분야와 랩을 골랐는지는 서술한 바 있다[1]. 이 글은 해당 시리즈를 읽었다는 전제하에 쓴다. 아직 안 읽었다면 먼저 읽어 보길 권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보다는 좀 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 글은 주관성이 짙을 수밖에 없고 기본적으로 정성적인 내용이지만, 그래도 별점의 형태로 어느 정도 정량적인 감을 주려고 했다. 댓글로 각자의 의견을 남기고 함께 활발히 논의해 보면 좋겠다.
1. 지도교수
첫 번째 대항목으로 지도교수를 꼽았다. 지도교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구 주제, 연구 방향, 금전적인 부분, 랩 환경, 향후 커리어 등 거의 모든 요소에 지도교수가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학부생 때는 어떤 요소를 봐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세부 항목을 정리해 본다.
연구 방향과 주제
중요도: ★★★☆☆ ~ ★★★★★ 접근성: ★★★★☆
가장 중요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처음 발을 들인 연구로부터 후속 연구가 이어지고, 같은 선상에서 계속 연구·공부를 하다 보면 해당 분야를 평생 하게 될 가능성이 꽤 높다. 특히 요즘처럼 박사가 많은 시대에는 단지 박사 학위를 땄다는 사실만으로 임용이나 취업이 되는 게 아니라 전문성을 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별점을 3~5점 범위로 폭넓게 준 이유는, 세부 주제의 전망을 학부생 수준에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 세부 주제를 연구하고 싶어 들어가더라도 이미 그 주제를 연구하는 인원이 많거나, 반대로 다른 분야에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면 원하는 연구를 못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연구실 홈페이지, 구글 스칼라, IEEE Xplore에 그간의 연구가 논문 형태로 공개되어 있으니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다만 접근성에서 별을 하나 깎은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하려는 연구가 과거 논문에 꼭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직접 물어보는 게 좋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일단 홈페이지와 논문을 잘 읽어보고 가장 마음이 가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최근 정량적 연구 성과 (3~5년)
중요도: ★★★★☆ ~ ★★★★★ 접근성: ★★★★☆
누적 연구 성과 (전체 기간)
중요도: ★★★☆☆ 접근성: ★★★★★
가장 가시적이고 정량적이며 비교 가능하다는 점에서, 연구 성과에는 높은 별점을 줄 만하다. 여기서 말하는 성과는 주로 논문·학회·특허 등에서 드러나는 citation, h-index 같은 정량 지표다. 최근 연구 성과(3~5년)에는 별 4개, 누적 성과에는 3개를 줬다.
성과의 중요도에서 별을 하나씩 깎은 이유는 여럿이다. (1) 본인이 주저자나 교신저자가 아니어도(즉 주요 기여를 하지 않았어도) 공동연구 등을 통해 인용 지수가 높아질 수 있고, (2) 연구 성과는 당연히 경력 햇수에도 비례하는데 이를 완전히 fair하게 비교하기는 어렵고, (3) 분야별로도 격차가 크며, (4) 갓 부임한 조교수라면 박사·포닥 시절 성과가 온전히 본인만의 몫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지도교수의 후광, 연구 그룹을 이끄는 역량 등은 citation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누적 성과에서 별을 하나 더 깎은 이유는 연구에서 과거보다 현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정 지위나 연차에 이르면 연구를 사실상 놓아버리는 경우도 간간이 있다.
접근성은 최근 성과에 만점을 주지 않은 것과 달리 누적 성과에는 만점을 줬는데, 최근 성과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가 아직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의 연차 (조교수/부교수/정교수)
중요도: ★★☆☆☆ 접근성: ★★★★★
교수의 연차 자체가 대부분의 경우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좋을 케이스들을 정리해본다.
- 신임 조교수: 본인이 박사·포닥 시절에 하던 연구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밀착 지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실 셋업 과정을 처음부터 함께 경험할 수도 있다. 선배가 없거나 적어서 교수님과 소수의 학생들이 함께 일궈 나가야 한다. 간혹 이미 진행 중인 연구의 1저자 자리를 제안하며 영입하기도 한다. 이렇게 빠르게 성과가 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셋업에 오래 걸려 연구가 더딜 수도 있다. 또한 교수님의 수업이나 면담 외에는 입학 전에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적다. 말 그대로 복불복이다 — 미래에 세계적인 대가가 될 수도, 학계를 금방 떠날 수도 있다.
- 조교수~부교수: 테뉴어를 위해 한창 노력하는 시기.
- 정교수 임용을 앞둔 부교수: 보통 테뉴어 부담이 매우 커서 한 번쯤 성향이 거칠어진다고들 한다. 연구실 셋업은 잘 되어 있고 학생 수도 적잖으며, 성과에 대한 압박도 크기 때문에 대개 연구적으로 가장 왕성한 시기라 한다.
- 정교수 임용 직후: 부교수 시절 하던 연구가 이어지는 만큼 역시 왕성한 시기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기가 연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단지 수단으로 여겨온 사람이 갈리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연구를 놓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 정교수: 가장 많은 수의 교수가 여기 해당한다. 간혹 연구를 아예 놓는 경우도 있다.
-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교수: 은퇴까지 6~7년 정도 남았다면 지원 시 고려할 점이 있다. 후배가 (거의) 들어오지 않아 박사과정생이라면 계속 막내로 지낼 가능성이 있고, 본인 연구를 물려받을 사람도 없으며 부사수를 챙길 일도 없다.
- 은퇴가 4~6년 남은 경우엔 본인 은퇴 시점에 맞춰 박사를 마칠 수 있도록(즉 선배들보다 짧게 마치도록) 권유하시는 경우도 있다. 3~5년 정도 남았다면, 교수님 은퇴 후 다른 교수님 연구실에서 '월세살이'를 하며 보통 공동지도 형태로 졸업하게 될 수도 있다. 2~3년 남으면 대개 석사생만 받거나 아예 받지 않으신다.
교수의 명성 및 네트워크
중요도: ★★☆☆☆ ~ ★★★★★ 접근성: ★★★☆☆
사람(대학원생)마다 이 항목의 중요도 편차가 클 것 같다. 박사 학위 취득과 취업 자체가 목표이고 그 이상의 야심이 크지 않다면, 교수의 명성과 네트워크는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학계에 계속 남고 싶거나, 특정 회사·부서를 목표로 하거나, 미국 대학원에 박사과정이나 포닥으로 가고자 한다면 꽤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중요도를 2~5점으로 넓게 잡았다.
학부생 입장에서는 교수의 명성과 네트워크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홈페이지의 collaborator 정보, 논문 공저자들의 소속 기관, 지도교수의 출신 학교, 링크드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지만 질적으로 깊이 파악하기는 어렵다.
교수의 지도교수
중요도: ★★☆☆☆ 접근성: ★★★★★
대부분의 경우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네트워크는 거의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1차적인 네트워크는 대개 교수의 지도교수와 그가 학생이던 시절의 동료들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미국 박사과정이나 방문연구원을 고려하고 있다면 참고할 만하다. (연세대 교수들의 지도교수 계보를 정리해 본 글도 있으니 참고해도 좋다[2].)
보통 구글 스칼라에서 초기 논문들의 교신저자를 확인하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해당 교수의 학위논문을 보는 것이다. 대개 심사위원장이 지도교수이고, 감사의 글(acknowledgement)에도 지도교수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다.
교수의 인성
중요도: ★★★★☆ ~ ★★★★★ 접근성: ★☆☆☆☆
사람마다 인성에 두는 가중치는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5점을 주고 싶다. 최소 5년, 어쩌면 수십 년을 스승 혹은 동료로 함께할 사람이니 당연히 사람 됨됨이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직장 상사와 지도교수의 가장 큰 차이는, 지도교수가 훨씬 많은 권한을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급(인건비)이나 졸업 시기(길게는 8~9년이 걸릴 수도 있다)가 가장 직접적이고, 어떤 연구·어떤 과제를 할지도 거의 전적으로 교수에게 달려 있다. 반면 대학원생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은 그리 많지 않다.
극단적인 경우로는 학생을 노예처럼 부리거나(개인적인 심부름 등), 폭언·폭행, 성폭력 같은 사례가 있다. 언론을 통해 이런 극단적인 예들을 접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사람의 인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외적인 평판이 좋더라도(수업에서 학부생들에게 잘해준다거나 언론 노출이 많다거나) 정작 지도 학생들에게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다. 그래서 접근성은 매우 낮게 줬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학부생이라면 재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다(가능하면 여러 명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교수의 커리어적 지지
중요도: ★★☆☆☆ ~ ★★★★★ 접근성: ★☆☆☆☆
명성 및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편차가 큰 항목이다. 연구를 잘하면 대개 커리어도 잘 풀리지만, 둘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교수가 커리어 조언을 잘 해주고, 학생이 목표로 하는 자리를 위해 애써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제자가 잘되기를 바라지만, 이런 부분에 전혀 무심한 교수도 간간이 있다. 최악의 경우는 학생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 할 때 오히려 훼방을 놓는 것이다. 예컨대 포닥이나 박사과정 진학을 앞두고 "1년만 더 있으라"며 그 기간을 계속 늘리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졸업을 지연시키거나,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식이다. (여기서 말하는 건 충분히 제 몫을 해온 제자에게조차 합리적 이유 없이 교수 본인의 이익을 위해 앞길을 막는 경우다. 놀랍게도 이런 일이 종종 있다.) 한마디로 '희망 고문'인 셈이다.
다만 이런 정보는 접근성이 매우 낮다. 역시 소속 학생에게 직접 듣는 것이 가장 좋다.
교수의 창업 여부
중요도: ★★★☆☆ ~ ★★★★★ 접근성: ★★★☆☆
공학은 산업과 직결되는 학문이다 보니 창업하는 교수의 비율도 다른 분야보다 높은 편이다.
창업한 교수의 스펙트럼은 넓다. 교수가 창업을 주도하며 연구와 대학에는 에너지의 10%만 쓰는 경우(이른바 대학원생 방치)가 있는가 하면, 공동창업자이지만 사실상 투자에 가깝고 기술 자문 역할에 머물며 여전히 연구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런 교수님께 가는 것이 직간접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관련 연구를 하다 교수님이 창업한 회사에 합류하는 방법이 있고, 간접적으로는 훗날 본인이 창업할 때 교수님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연구 자체에 집중하고 싶고 교수님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피드백 받는 것을 선호한다면, 창업한 연구실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장 안 좋은 경우는 교수님이 해당 분야에 관심 없는 학생들을, 저렴하고 쉽게 떠날 수 없는 인력(사실상 연구 용역 인력)처럼 쓰는 것이다.
창업 사실 자체는 검색하면 보통 잘 나오지만, 교수님이 실제로 얼마나 깊이 관여하고 시간을 어떻게 분배하는지는 거의 알기 어려워 접근성에는 3점을 줬다.
2. 돈
월급
중요도: ★★★★★ 접근성: ★★☆☆☆
월급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본인이나 가족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돈이 절실하지 않더라도, 월급이 얼마인지는 여전히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월급이 낮으면 장기적으로 연구실 구성원의 평균적인 질도 낮아진다고 생각한다. 한두 명은 다른 이유로 왔을 수 있고 운 좋게 인재를 영입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인재를 계속 유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카이스트(1971년 개교)는 연세대(1885년 개교)보다 훨씬 늦게 설립됐고 수도권도 아니라는 단점이 있음에도 한국 최고 수준의 공대로 성장했는데, 가장 직접적인 이유 중 하나가 교수와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지금도 어느 정도는 유효하다).
월급은 먼저 정확히 얼마를 주는지 확인해야 하고, 그다음으로는 안내받은 금액과 실제 지급액이 다르지 않은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실제 금액이 더 낮은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민감한 주제라 물어보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당연히 물어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연구나 연구실에 대한 질문을 모두 마친 뒤 마지막에 묻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돈 이야기부터 꺼내면 연구에 대한 열의가 부족해 보일 수 있다). 재학생에게 이메일로 물어보면 답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기록이 남기 때문), 이메일보다는 오픈랩 같은 자리나 수업 조교와 친해진 뒤 직접 물어보는 편이 낫다.
생활비 수준 / 생활비 대비 실질 구매력
중요도: ★★★★☆ 접근성: ★★★★☆
한국은 대부분의 대학이 수도권에 있다 보니, 카이스트·포항공대·유니스트·지스트 등의 지방 소재 학교들은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해 살기 좋은 편이다. 보통 이런 학교들이 월급도 더 높은 편이어서 실질 구매력 면에서 유리하다.
해외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국가나 지역, 학교를 정할 때 이런 부분을 많이 고려한다고 한다.
산학 장학금 수혜 가능성 및 수혜 시 조건
중요도: ★★★☆☆ 접근성: ★☆☆☆☆
최근에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떤 연구실에서는 학생이 산학 장학금을 받으면 그 금액만큼 월급에서 차감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연구실 학생들은 산학 장학금에 큰 관심이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산학 장학금이 입사를 전제로 월급 내지 계약 인센티브를 미리 당겨주는 성격에 가깝다고 생각해왔는데, 산학 장학금을 받았다고 해서 왜 월급을 줄이는지는 여전히 납득이 잘 안 된다. (여기서 말하는 건 대학원 입학 시점부터 학과·교수·학생 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있는 계약학과 형태가 아니다.)
게다가 만약 해당 기업에 입사하지 않게 되면 받은 금액을 다시 반환해야 하는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도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제공하는 대가로 월급을 받는 것인데, 입사가 확정됐다고 해서 교수가 원래 주기로 한 돈을 줄이는 이유를 아직 잘 모르겠다.
대부분에게 중요한 정보는 아니겠지만, 이런 요소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적어 봤다.
등록금
중요도: ★☆☆☆☆ 접근성: ★★★★★
사실 명목상 연세대 학생이 카이스트나 서울대 학생보다 적게 받는 것은 아니며(오히려 더 많을 수도 있다), 실수령액이 적어 보이는 이유는 대개 등록금으로 나가는 금액의 차이 때문이다.
현실적인 부분을 짚어보면, 연세대 대학원은 등록금이 비싼 편이다. 2025년 기준 공학 계열 등록금은 학기당 719만 원이다[3]. 학석연계·학석박연계나 Y2Y 장학금 선발자가 아니라면 이 금액을 그대로 부담하게 된다. 석사과정 인건비는 최대 월 220만 원 수준이며, 단순 계산 시 월 실질 가처분소득은 약 100만 원(220만 원 − 719만 원/6개월) 정도다. 최대 인건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카이스트의 경우 국비장학생이면 실질 등록금이 약 75만 원, 일반 장학생은 약 434만 원 수준이고[4], 서울대는 약 400만 원 수준으로[5], 연세대(718만 원)보다 등록금 부담이 확연히 낮다. 동일한 인건비 기준으로 보면 연세대는 카이스트·서울대 대비 학기당 300만~650만 원, 월 기준 약 50만~100만 원가량 지출이 더 많은 셈이다. 참고로 박사 또는 통합과정은 보통 3년 정도만 등록금을 납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학교에 따라 등록금 부담이 적은 대신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단순 비교로 가처분소득 차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펀딩 안정성
중요도: ★★★★☆ 접근성: ★☆☆☆☆
월급 항목과 비슷하지만, 한 가지만 강조하자면 약속한 월급을 항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펀딩 출처(다양한 국책 과제, 여러 기업 과제)가 다양하고 연구실을 오랫동안 잘 운영해온 교수라면 보통 이런 문제를 겪지 않는다. 하지만 조교수 중에는 간혹 과제 관리가 미숙하거나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 학생을 뽑아, 정말로 돈이 없어 월급을 못 주는 경우도 있다. 박사·포닥 시절 연구를 잘한 것과 연구실을 실제로 운영하는 능력은 반드시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파악하기 매우 어려운 정보이다.
3. 랩/그룹 환경
졸업생 배출 이력 (학계 vs 기업)
중요도: ★★★★★ 접근성: ★★★★☆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자 가장 직관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대학원 진학에는 연구 자체를 하고 싶다는 욕구도 있겠지만, 동시에 대부분 대학원 이후의 커리어를 염두에 두고 진학할 것이다. 졸업생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그 점에서 가장 선명한 지표다.
보통 교수를 많이 배출했는지, 좋은 기업(해외 기업 포함)이나 좋은 부서로 많이 갔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누군가는 졸업생 진로의 다양성을 더 중시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교수를 많이 배출하는 연구실이 좋게 평가된다. 또한 연구 분야는 학부생이나 외부자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고 분야별 특성 차이가 커서 공정한 비교가 어려운 반면, 졸업생 진로는 공학적 전문성이 없어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많은 연구실이 홈페이지에 졸업생 진로를 정리해 두기도 한다.
링크드인으로 선배들의 이후 행보를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
평균 졸업 소요 기간
중요도: ★★★★☆ ~ ★★★★★ 접근성: ★★★☆☆
또 다른 중요한 지표다. 누군가는 매우 중요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별로 안 중요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중치를 낮게 두고 싶다. 커리어의 고점을 중시하는 편이라, 빨리 졸업시켜 주는 것보다는 기준이 높아 학생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지도교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을 더 하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단단한 실력을 바탕으로 졸업 이후 커리어가 잘 풀리는 학생을 길러내는 교수가 좋다고 본다.
다만 주의할 점은, 졸업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곧 교수의 연구적 기준이 높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로는 정량적 성과도 충분하고 정성적으로도 충분히 뛰어난데도 단지 계속 붙잡아두려고 졸업을 미루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졸업 기준은 높지만 제대로 지도하지 않아 학생들의 연구가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빨리 졸업하면 곧바로 취업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니 좋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연구실에서 계속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면 포닥 등으로 남으면 되니 이 또한 나쁘지 않다. 내 기준에 합리적인 졸업 기간은 5~7년이고, 박사 졸업생 평균이 7년 이상이면 꺼려질 듯하다.
연구 지도 방식
중요도: ★★★★☆ 접근성: ★★☆☆☆
교수의 연구지도 방식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완전 방임형도 있고, 초밀착 지도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기보다는 넓은 스펙트럼 위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이 좋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맞는가'이다.
예컨대 본인이 자기 규율을 잘 지키고 동기부여가 확실한 사람이라면 방임형도 괜찮겠지만, 누가 압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는 성향이라면 방임형 지도교수 밑으로 가는 것은 본인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교수가 큰 그림을 갖고 밀착 지도(혹은 마이크로매니징)를 한다면 연구 진도는 빠를 확률이 높지만, 주제나 행동의 자율성은 떨어질 것이다.
또한 본인은 별 욕심이 없는데 계속 성과를 요구받는다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반대로 본인은 이루고 싶은 바가 있는데 교수가 연구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스트레스일 것이다.
정답이 없는 항목이지만, 본인의 성향과 교수의 스타일을 함께 잘 생각해 보면 좋겠다.
연구실 분위기
중요도: ★★☆☆☆ 접근성: ★★☆☆☆
구성원 간 사생활까지 많이 공유하는 연구실도 있고, 좀 더 사무적인 연구실도 있다. 거의 매일 점심·저녁을 함께하는 연구실도 있고, 각자 알아서 지내는 연구실도 있다. 구성원끼리 협력하는 문화도 있고, 각자 본인 연구에만 집중하는 문화도 있다. 연구 지도 방식과 마찬가지로 개인 성향에 따라 맞는 곳이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리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람에 따라 가중치를 높게 둘 수도 있는 항목이다.
랩 규모와 구성 (석사/박사 비율, 포닥 유무)
중요도: ★★★☆☆ 접근성: ★★★★★
랩 규모가 크면(특히 15~20명을 넘어가면) 교수가 학생 한 명에게 쓸 수 있는 시간과 정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학생이 교수에게 직접 지도받기보다는 선배 박사과정생이나 포닥에게 지도받거나, 혹은 스스로 알아서 연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퀄리티는 대체로 떨어지는 편이다. 그렇다고 작은 연구실의 교수가 학생을 반드시 더 챙겨주는 것도 아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대체로 석사보다 박사(통합과정) 비율이 높은 연구실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석사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박사는 이곳에서 5~7년을 연구하겠다, 다른 곳보다 이곳이 낫겠다는 판단을 거쳐 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이 석사과정만 할 것이 확실하다면, 오히려 석사생을 잘 받아주는 곳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자대생 비율
중요도: ★★★☆☆ 접근성: ★★★☆☆
자대생 비율 자체가 근본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참고할 만한 지표이긴 하다. 아무래도 자대생은 타대생보다 해당 대학원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진학했을 가능성이 높고, 보통 인턴을 거쳐 진학한 경우가 많다 보니 교수나 연구실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갖고 들어왔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자대생 비율이 50% 정도면 꽤 높은 편이라 할 수 있고, 반대로 자대생이 전혀 없다면 하나의 레드 플래그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자대생 비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연구실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히 자대생을 선호하는 교수 개인의 취향 때문일 수도 있다.
연구실 홈페이지에 구성원의 출신 학부까지 적어두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접근성에는 3점을 줬는데, 재학 중인 대학원생에게 직접 물어보면 대체로 답해주는 편이다.
연구 장비의 질과 양
중요도: ★★★★☆ 접근성: ★★★☆☆
연구 인프라라고 하면 좋은 건물이나 우수한 교수진도 포함되겠지만, 대체로는 실질적인 연구 장비를 의미한다. 본인 머리와 사무용 데스크탑 한 대로 연구가 가능한 분야도 있지만, 전기전자공학은 장비가 필요한 연구가 많은 편이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가장 큰 차이도 결국 장비 접근 권한,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닐까 싶다. 특히 RF 하드웨어 분야에 있다 보니 장비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낀다.
우리 분야의 경우 Vector Network Analyzer, Signal Generator, Signal/Spectrum Analyzer, Arbitrary Waveform Generator, Oscilloscope, Antenna Chamber 등이 필요하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AI 분야는 GPU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라고 들었다. 국내외를 통틀어 희소성 있는 장비로 연구를 할 수 있고 그 분야가 유망하다면 상당한 메리트가 될 것이다.
장비는 해당 교수·연구실 소유 장비도 중요하지만, 같은 대학 내 전공자들끼리 공유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학과나 단과대 전체의 장비·시설 수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노출도가 높은 정보는 아니지만 민감한 정보도 아니어서 교수나 선배에게 비교적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 접근성 3점을 줬다.
학회 참여 지원
중요도: ★★☆☆☆ 접근성: ★★☆☆☆
간혹 학회 참석을 그리 장려하지 않는 교수님도 있다. 예컨대 석사에게는 아예 기회를 주지 않거나, 박사에게는 졸업 필수 조건인 1회만 지원해주는 식이다. 학회보다 논문이 더 중요한 분야가 있고, 학회 참석이 시간·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고 보아 권장하지 않는 교수도 있다(반대로 학회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편이다).
산업체 인턴십/방문 연구원 기회
중요도: ★★☆☆☆ 접근성: ★★☆☆☆
한마디로 학교 밖에서의 경험을 허락하고 지원해주는가의 문제다. 짧게는 방학 동안, 길게는 1년까지 학교 바깥에서 연구나 일을 할 기회를 주는지를 뜻한다. 한국은 학위 과정 중 산업체 인턴십이 그리 보편적이지 않은 것 같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흔한 편이다. 방문 연구원은 보통 BK 장학금을 받아 1년 정도 다녀오거나, 지도교수의 안식년 기간에 같은 기관으로 동행해 연구하는 형태가 많다.
모두에게 중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근태 관리
중요도: ★★☆☆☆ 접근성: ★★☆☆☆
공식적인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실제로는 평균 몇 시에 오고 가는지,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지 등이다. 퇴근 후에 과외나 집안일 등 다른 일정이 있거나, 집이 멀어 출퇴근 부담이 크거나, 성향상 정해진 출퇴근 시간을 지키기 어렵다면, 교수와의 면담이나 재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4. 프로그램/학교 자체
동 분야 교수진
중요도: ★★☆☆☆ ~ ★★★★☆ 접근성: ★★★★★
다른 연구실의 장비를 빌리거나 공동 지도·협력을 받을 수도 있고, 코스웍의 퀄리티도 결국 동 분야 교수진의 역량에 좌우되므로 함께 고려해볼 만한 요소다.
미국 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 항목의 중요도를 더 높게 두고 싶다. 미국에서는 지도교수를 바꾸거나 연구실을 옮기는 일이 생각보다 흔한데, 그럴 때 대안이 될 만한 교수진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같은 분야 안에서는 취업이나 교수 임용 시 어느 프로그램 출신인지, 해당 학교가 그 분야에서 얼마나 잘해왔는지도 신경 쓰이는 부분인데, 이를 결정하는 요소가 결국 동 분야 교수진이다.
코스웍/자격시험(Qualifying) 요건
중요도: ★★☆☆☆ 접근성: ★★★★☆
코스웍보다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지만, 대학원 저학년 때는 코스웍에 적잖은 시간을 쓰게 되고, 이는 전공 펀더멘탈을 두루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은 대체로 자격시험이 느슨한 편이지만, 미국은 학교마다 편차가 크고 자격시험을 여러 번 통과하지 못하면 프로그램에서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학교 문화를 미리 이해해두는 게 좋다. 과거에는 스탠퍼드, 미시간, UCLA 등이 어려운 자격시험으로 유명했는데, 최근에는 자격시험으로 학생을 거르는 정도가 줄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학과 랭킹 vs 학교 전체 랭킹
중요도: ★★★☆☆ ~ ★★★★★ 접근성: ★★★★★
랭킹에는 학과 랭킹, 단과대(공대) 랭킹, 학교 전체 랭킹이 있는데, 전기전자공학은 중요도가 높은 학과라 보통 학과 랭킹과 공대 랭킹이 거의 비슷하다. 한국은 학과 랭킹과 학교 랭킹이 대체로 일치해 크게 논할 것이 없지만,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둘 사이의 괴리가 큰 경우도 흔하다.
공학 연구자라면 학과 랭킹에 더 무게를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학부생이라면 학교 전체 랭킹도 중요하겠지만, 대학원생이라면 학과 랭킹이 훨씬 중요할 것이다. 랭킹은 정량적으로 딱 떨어지는 지표라 보기 편하고 직관적이다. 랭킹 자체를 무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랭킹을 산정하는 기관들이 사실상 랭킹 산정 자체로 수익을 내는 곳이다 보니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고, 순위 산정 기준 자체도 다소 자의적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보통 규모가 작은 학교들(포스텍, 예일대 등)이나 국제화 비율이 낮은 국가의 학교들(인도의 공과대학들)이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MIT나 조지아텍 같은 학교는 교수·학생 개개인의 수준도 높지만, 교원 수·학생 수 자체가 커서 얻는 이점도 상당하다.
현실적으로 고려할 점은, 랭킹이 보통 30~100명 정도의 교수진에 대한 평가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즉 전기전자공학 프로그램 전체는 훌륭해도, 내가 관심 있는 세부 분야의 교수진은 그리 뛰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5. 지리적·개인적 요인
위치, 기후, 생활 환경, 커뮤니티
중요도: ★★★☆☆ ~ ★★★★★ 접근성: ★★★★☆
대학이 어디에 있는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 등이다. 월세, 주변 문화시설, 본가와의 거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연구 환경보다 이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꽤 많다. 사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낸다지만, 그 나머지 시간과 주말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느냐도 결국 대학원 생활의 만족도, 나아가 정신건강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연구가 잘 풀려도 사는 곳이 너무 답답하거나 외로우면 몇 년을 버티기 힘들고, 반대로 연구가 좀 힘들어도 주변 환경이 좋으면 숨통이 트이는 경우도 많다.
한국의 경우 카이스트나 포항공대는 서울 소재 학교들보다 상대적으로 한적한데,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답답해서 매주 금요일 밤마다 본가로 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반대로 한적한 분위기가 오히려 연구에 집중하기 좋다며 만족하는 사람도 있으니, 이건 정말 개인 성향의 영역이다.
기후도 은근히 무시 못 할 요소다. 겨울이 길고 우울한 지역(미국 중서부나 북동부 일부, 유럽 일부 등)은 이른바 계절성 우울감을 겪는 사람이 실제로 있고, 반대로 너무 덥고 습한 지역은 그 나름대로 힘들 수 있다. 유학을 준비한다면 단순히 학교 랭킹만 볼 게 아니라, 그 지역의 겨울 일조량이나 여름 습도까지 한 번쯤 검색해 보는 걸 추천한다.
커뮤니티도 중요하다. 한인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는지, 같은 전공의 다른 한국인 유학생이 있는지, 취미나 종교 활동을 함께할 사람들을 찾기 쉬운 곳인지도 실질적으로는 큰 영향을 준다. 특히 해외로 나간다면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몇 년을 버텨야 하니, 기댈 수 있는 커뮤니티의 존재 여부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올 수 있다.
해외로 나간다면 치안 등도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다. 늦은 밤에 실험하고 혼자 귀가하는 일이 잦은 전공 특성상, 캠퍼스와 거주지 주변의 치안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연인/배우자/가족
중요도: ☆☆☆☆☆ ~ ★★★★★ 접근성: ★★★★★
대부분은 혼자 유학이나 진학을 준비하므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요소일 수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장거리로 연애나 가족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지, 같은 지역에 있다면 연인·배우자의 직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다.
특히 미국 박사 진학을 생각한다면 이 항목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다가온다. 최소 5~6년, 길게는 그 이상 걸리는 과정이다 보니, 국내에서 장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상대방도 함께 이주할 수 있는지에 따라 아예 지원 가능한 학교의 범위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배우자 비자(F-2 등)로 동반할 경우 취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결혼을 이미 했거나 곧 할 계획이 있다면, 이런 부분은 학교를 정하기 훨씬 이전부터 함께 상의해두는 게 좋다.
부모님이나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된다. 국내 대학원과 해외 대학원 사이에서, 순수하게 연구나 커리어만 놓고 보면 해외가 유리해 보여도, 가족과의 물리적 거리나 급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 등을 감안하면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정답이 있는 항목은 아니다. 다만 이 항목은 본인 혼자만의 결정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과의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항목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맺음말
여기까지 정말 다양한 요소들을 늘어놓았다. 지도교수, 돈, 랩 환경, 프로그램, 지리적 요인까지 —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는 항목들이다. 하지만 이 모든 항목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하나를 꼽으라면, 결국은 '나와 맞는가'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향하는 바와 연구실이 지향하는 바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 내가 그 연구실에서 하고 싶은 것과 기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연구실이 실질적으로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 이 세 가지가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가 결국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아무리 랭킹이 높고, 아무리 유명한 교수이고, 아무리 월급이 많더라도 나와 맞지 않으면 그 시간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다른 조건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나와 잘 맞는 곳이라면, 그 몇 년은 충분히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글이 여러분이 좋은 지도교수와 연구실을 찾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글에서는 이 요소들을 기반으로 내가 지금 있는 연구실을 평가해 보겠다.
참고문헌
[1] 인턴/종합설계 1 — 분야/랩실 선택, 공학관 악동, https://akdong55.tistory.com/221
[2] 연대 교수의 교수, 공학관 악동, https://akdong55.tistory.com/196
[3] 연세대 등록금 안내, https://graduate.yonsei.ac.kr/_res/graduate/etc/s_guide_2025-2.pdf#page=43
[4] 카이스트 입학안내, https://ee.kaist.ac.kr/admission-08/
[5] 서울대 등록금 안내, https://art.snu.ac.kr/wp-content/uploads/2025/03/%EB%B6%99%EC%9E%842-2025%ED%95%99%EB%85%84%EB%8F%84-%EC%A0%9C1%ED%95%99%EA%B8%B0-%EB%8C%80%ED%95%99%EC%9B%90%EC%83%9D-%EB%93%B1%EB%A1%9D%EA%B8%88-%EC%9D%BC%EB%9E%8C%ED%91%9C-1.pdf#page=3
[6] <a href="https://www.flaticon.com/kr/free-icons/-" title="의료 실험실 아이콘">의료 실험실 아이콘 제작자: adityayoga - Flatic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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