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배 말을 귀담아 듣자
여러분은 선배들과 비슷한 삶의 궤적을 밟아나갈 확률이 매우 높다. 선배 말을 잘 듣자. 단, 이때의 선배란 단순히 1~2 학년 위의 선배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1~2살 위, 3~6살 위(갓 취업한 선배, 대학원생), 10살 위 (어느 정도 공학인으로 경력을 쌓아나간 선배), 20살 위(교수 혹은 시니어 레벨) 등 골고루 말을 들어야 한다.
1~2살 위 선배는 단순히 학점 잘 따는 방법, 쉬운 강의/꿀 강의 고르는 방법밖에 조언 못할 가능성이 크고, 3~6살 위 선배는 취업/대학우너 입시 관문을 간신히 통과하는데 필요한 최소 기준만 알려줄 가능성이 크고, 10살 위 선배는 현재 대학생활에는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지만, 취업 후 주니어로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줄 가능성이 크고, 20살 위 선배는 그보다 더 추상적이지만, 더 중요한 이야기를 전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존경하는 사람 찾아다니고 친구 사귀고, 면담하고, 의견 묻는 것을 좋아해서 굉장히 두꺼운 스토리를 갖고 있다. 여러분은 각자의 이야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떤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명확해지고,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2. 선배 말을 귀담아 듣지 말자
1번과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선배말은 잘 들어야하는 동시에 잘 들으면 안 된다. 사실 선배들의 말은 다 다르다. 나이와 연차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있고, 같은 처지에 있으면서도 상반된 조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어떤 교수는 학점 무조건 잘 따라고 말하는가 하면, 어떤 교수는 학점도 학점이지만 기초가 되는 과목을 들으라는 분도 있고, 어떤 교수는 자기가 듣고 싶은 것을 들으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교수는 시장의 수요를 분석해서 필요로 하는 과목을 들으라는 분도 있다. 어지간하지 않으면 철회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는 교수도 있고, 반대로 본인은 5전공도 과중하다 생각하니 학업 부담을 덜고자 철회해서 다른 과목 열심히 해보라는 교수님도 있다. 나름 연대 교수가 된 공학계의 엘리트들도 과목 선택과 수강철회에 대한 의견도 이렇게 갈리는데, 학부생/대학원생들의 의견을 얼마나 갈릴까. 많이 찾아다니되, 결국 자신의 처지에 맞춰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제발! 에타 좀 그만 보자. 괜찮은 선배, 닮고 싶은 선배를 찾을 확률보다 평범한 선배, 하루종일 에타만 하는 선배의 말을 들을 확률이 매우 높다. 설령 인간관계가 매우 좁아 불가피하게 인터넷에서 조언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단순히 시험 못봤는데 철회해도 될까요? 이렇게 질문을 올리기 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상세히 밝히는 편이 낫다. (예컨대 지금 알바를 병행해서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다거나, 다른 과목은 흥미 있게 공부하는데 이 과목만 유독 거리감을 느낀다거나, 모든 과목에 재미를 못 느낀다거나, 교수님이 잘 안 맞는 것 같다거나) 그래야 괜찮은 선배들이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합리적인/ 장문의 답을 받을 확률이 높다.
당연한 말이지만, 내 말도 그냥 하나의 의견에 불과하다.
3. 극복방법
재앙적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 많은 듯하다. 철회 많이 했더니 3~4학년이 너무 힘들다. 후회한다. (힘들다는 표현은 약과이고, 참 험한 말도 많이 한다.) 중간고사 못 보면 복구 불가능하다. 학점이 낮아서 기회가 없다. 등등
그러나 내가 확신을 갖고 말한 수 있는건 그런 생각 중 상당 수는 잘못 되었고, 상당히 많은 실패는 극복될 수 있다. 나의 이야기를 몇 가지 적는다.
1) 1-1 때 F 4과목 뚝딱 때려버린 다음 다시 공부를 하려고 했다. 그냥 A로 내 성적표를 덮기로 했다.
2) 학창시절에 코딩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고, 엇학기로 단단이 꼬여버려서 공정처도 못 듣고 신촌에 왔다. 1~2학년 방학때는 매일 2시간 씩 코딩 연습을 했고, 전공 코딩 수업(데이터구조)를 듣기 전에 교양 코딩 수업을 들었다. 나는 아마 코딩이 주류가 아닌 분야로 갈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 그 분야 학생들은 대체로 코딩을 잘 못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생각한 것은 매트랩, C, 파이썬으로 거의 구현할 수 있다. 속도도 매우 빠르다.
3) 1학기 이수학점이 10학점이 안 되다 보니, 어떻게든 학점을 채워야 했다. 군대에서 사이버강의 9학점을 들었다. (그리고 부대장에게 건의해서 사이버강의 이수 시 포상 휴가 제도를 신설하고, 선후임/동기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강력히 권해서 처음에는 혼자 수강했지만, 다음 학기에는 9명이랑 같이 수강했다. 각기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었다.) 계절학기를 그 동안 6학점 들었다. 교양을 2학년때 벌써 다 이수했다.
4) 전자기학 굉장히 자신 있었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공부를 충분히 할 수 없어 A-를 받았다. 내 시험성적에 따른 A-는 정당한 학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세대 전기전자과 전공선택 과목 중 가장 인기없는 전자기학2를 수강했다. 다른 교수님들한테 A를 받은 학생들을 압도하고, 22명 중 상위 3등 안에 들어 A+ 받아버리겠다.
5) 기초회로이론 F를 받았다. (앞서 언급한 피치 못할 사정이랑 연관 있다. 부정행위는 아니니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절박하게 공부해서 전자회로1 A+를 받고, 지금 전자회로2를 공부한다.
4. 참고
내가 1학년 때 학사경고를 받고, 시험을 잘 못 봤다고 글을 자주 쓰다보니 내가 공부를 못하는데 말빨로 블로그만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정말 미안하지만 사실 나는 F를 받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전공 과목 A 이다. 중간시험을 크게 못 본 적도 있으나,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A0, A-를 거두었다. 가까운 시일 내로 내 성적을 정리해서 업로드할 생각이다.
5. 맺음말
'지금까지 잘 왔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각자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선택을 하시면 좋을 것 같다. 남은 한 학기도 화이팅!
23년 4월 27일 작성
23년 1월 7일 수정 - 참고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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