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턴 생활 [23년 7~8월, 3-2 후 방학]
방학 인턴 동안 정기적으로 한 일은 랩 미팅 참석, Microwave Engineering (Pozar 교재, 학부 교재) 세미나와, RF Microelectronics (Razavi 교재, 우리가 아는 그 분의 대학원 교재) 세미나였다. Pozar 세미나는 매주 교재 한 단원씩 진행했고, 학부 인턴이 4명이라 2명씩 번갈아가며 격주로 발표했다. 세미나는 해당 단원을 요약 정리하고, 그 내용을 어떤 식으로 연구에 활용할지를 고찰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초반에는 공식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는데, 이후 선배들의 의견을 받고 마이크로파공학적 맥락과 활용에 집중하였다. 수식이나 이론이 있으면 MATLAB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대한 적용해보려고 노력했다. Razavi 세미나는 직접 발표하지는 않고, 대학원 선배님들이 발표하는 것에 참석했다.
방학 말에는 교수님이 학부 인턴들에게 발표 주제를 던져주셨다.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에 쓰이는 기술인데, 교수님에게도 우리 연구실 대학원생들에게도 낯선 주제였다. 연구실 미래 주제 후보로서 한 번 살펴보려는 목적이 컸던 것 같다. Transactions on Microwave Theory and Techniques보다는 Applied Physics나 Nature에 나올 법한 주제였다. 인턴 셋이서 파트를 나누어 1시간 정도 발표했다. 당시에는 남의 이야기 같았고 숙제처럼 하는 발표라 동기부여가 잘 되지는 않았는데, 이는 반 년 후 종합설계에 활용된다.
인턴에 들어갈 때는 아직 마이크로파공학을 안 배운 상태였어서 이를 공부하면서 지식적으로 기본기를 더 다지고, 한 학기는 어떤 걸 하는지 어깨 너머로 파악하고, 다음 학기에 종합설계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돌이켜보니 썩 좋은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돌아간다면 바로 종합설계를 하겠다. 백 번 들은 것은 한 번 본 것만 못하고, 백 번 본 것은 한 번 직접 해본 것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지식적으로 조금 모자랐어도 그냥 해보면서 부딪히는 편이 나은 것 같다.
8월 말쯤 이 생각이 들어 종합설계를 해도 되는지 교수님한테 여쭈어보았고, 허락을 받았다. 그런데 8월 말쯤에 연구실 외적인 일로 바빠 주제 선정을 위한 선행 연구 조사를 충분히 못했고, 연구를 위한 기본기(시뮬레이션툴 사용)도 부족한 상태였다. 수강하는 과목도 생각보다 많아서 심적인 여유가 없었다. 한 2주쯤 지나 교수님께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요청했다. 말을 번복하여 부끄럽기도 했다. 애매하게 붕 떠버렸다. 학기 중에는 별도의 세미나도 없어서, 연구실 자리에 있으면 공부도 연구도 이도저도 아니게 될 것 같아 방학이 끝나고 연구실을 나왔다.
4. 인턴과 인턴 사이 [23년 9월~12월, 4-1]
대학교 3~4학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논 시기 같았다. 방학을 포함해서 말이다. 잠깐이지만 한 학기 동안 친목 형태의 동아리도 즐겼다. 그 학기에는 마이크로파및광파실험, 통신시스템, 제어공학, 반도체물성, 전기전자재료, 공학기초설계[재]를 수강했다. 해당 학기부터 외부 장학금을 받았는데, 이 장학금을 유지하려면 4.0 이상의 학점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그 학기는 배움보다는 편안함을, 장기적 성장보다는 학점 관리를 목표로 수강 신청을 했다. 최종적으로 좋은 학점을 받았지만, 성적을 확인한 순간에도, 그리고 지금도 후회가 된다.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내 다짐을 지키려면, 한 과목을 더 듣든, 더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든, 종합 설계를 하든 무언가를 했었어야 한다. 차라리 실패하더라도 말이다. 4학년 2학기에 졸업 요건 이상으로 무리하게 수강 신청을 한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 시기에 자주 했던 생각은, 인턴십은 직접 경험, 즉 hands-on experience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꽤나 분주하게 지난 방학을 보냈지만, 막상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느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연구를 직접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파공학 세미나를 듣고, 정기 미팅에 참석하고, 특정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발표하기는 했으나, 연구를 했다고 볼 만한 명확한 근거는 없었다. 논문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매우 기초적인 수학 시뮬레이션을 직접 해보거나, 회로 시뮬레이션을 직접 해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4년 6월 26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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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인턴 동안 정기적으로 한 일은 랩 미팅 참석, Microwave Engineering (Pozar 교재, 학부 교재) 세미나와, RF Microelectronics (Razavi 교재, 우리가 아는 그 분의 대학원 교재) 세미나였다. Pozar 세미나는 매주 교재 한 단원씩 진행했고, 학부 인턴이 4명이라 2명씩 번갈아가며 격주로 발표했다. 세미나는 해당 단원을 요약 정리하고, 그 내용을 어떤 식으로 연구에 활용할지를 고찰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초반에는 공식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는데, 이후 선배들의 의견을 받고 마이크로파공학적 맥락과 활용에 집중하였다. 수식이나 이론이 있으면 MATLAB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대한 적용해보려고 노력했다. Razavi 세미나는 직접 발표하지는 않고, 대학원 선배님들이 발표하는 것에 참석했다.
방학 말에는 교수님이 학부 인턴들에게 발표 주제를 던져주셨다.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에 쓰이는 기술인데, 교수님에게도 우리 연구실 대학원생들에게도 낯선 주제였다. 연구실 미래 주제 후보로서 한 번 살펴보려는 목적이 컸던 것 같다. Transactions on Microwave Theory and Techniques보다는 Applied Physics나 Nature에 나올 법한 주제였다. 인턴 셋이서 파트를 나누어 1시간 정도 발표했다. 당시에는 남의 이야기 같았고 숙제처럼 하는 발표라 동기부여가 잘 되지는 않았는데, 이는 반 년 후 종합설계에 활용된다.
인턴에 들어갈 때는 아직 마이크로파공학을 안 배운 상태였어서 이를 공부하면서 지식적으로 기본기를 더 다지고, 한 학기는 어떤 걸 하는지 어깨 너머로 파악하고, 다음 학기에 종합설계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돌이켜보니 썩 좋은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돌아간다면 바로 종합설계를 하겠다. 백 번 들은 것은 한 번 본 것만 못하고, 백 번 본 것은 한 번 직접 해본 것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지식적으로 조금 모자랐어도 그냥 해보면서 부딪히는 편이 나은 것 같다.
8월 말쯤 이 생각이 들어 종합설계를 해도 되는지 교수님한테 여쭈어보았고, 허락을 받았다. 그런데 8월 말쯤에 연구실 외적인 일로 바빠 주제 선정을 위한 선행 연구 조사를 충분히 못했고, 연구를 위한 기본기(시뮬레이션툴 사용)도 부족한 상태였다. 수강하는 과목도 생각보다 많아서 심적인 여유가 없었다. 한 2주쯤 지나 교수님께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요청했다. 말을 번복하여 부끄럽기도 했다. 애매하게 붕 떠버렸다. 학기 중에는 별도의 세미나도 없어서, 연구실 자리에 있으면 공부도 연구도 이도저도 아니게 될 것 같아 방학이 끝나고 연구실을 나왔다.
4. 인턴과 인턴 사이 [23년 9월~12월, 4-1]
대학교 3~4학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논 시기 같았다. 방학을 포함해서 말이다. 잠깐이지만 한 학기 동안 친목 형태의 동아리도 즐겼다. 그 학기에는 마이크로파및광파실험, 통신시스템, 제어공학, 반도체물성, 전기전자재료, 공학기초설계[재]를 수강했다. 해당 학기부터 외부 장학금을 받았는데, 이 장학금을 유지하려면 4.0 이상의 학점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그 학기는 배움보다는 편안함을, 장기적 성장보다는 학점 관리를 목표로 수강 신청을 했다. 최종적으로 좋은 학점을 받았지만, 성적을 확인한 순간에도, 그리고 지금도 후회가 된다.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내 다짐을 지키려면, 한 과목을 더 듣든, 더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든, 종합 설계를 하든 무언가를 했었어야 한다. 차라리 실패하더라도 말이다. 4학년 2학기에 졸업 요건 이상으로 무리하게 수강 신청을 한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 시기에 자주 했던 생각은, 인턴십은 직접 경험, 즉 hands-on experience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꽤나 분주하게 지난 방학을 보냈지만, 막상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느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연구를 직접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파공학 세미나를 듣고, 정기 미팅에 참석하고, 특정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발표하기는 했으나, 연구를 했다고 볼 만한 명확한 근거는 없었다. 논문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매우 기초적인 수학 시뮬레이션을 직접 해보거나, 회로 시뮬레이션을 직접 해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4년 6월 26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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