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가 비대면 체재로 돌입한 지난 2년 동안 나는 경기도의 외진 곳에서 복무하느라 대학 환경에서도 멀리 있었습니다. 비대면과 온라인의 적응성의 측면에서 보면 다소 뒤쳐졌다고 말해도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세 시험을 보면서 느낀 것은, 비대면 시험이 요구하는 자질이 대면 시험이 요구하는 자질과 사뭇 다르다는 점입니다. 대면 시험은 필기구만 달랑 들고가도 시험 보는 학생들간의 환경 차이가 거의 없지만, 비대면 시험은 적절한 환경과 전략을 준비해가느냐에 따라 성적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면 시험에서는 주어진 그림 위에 문제를 풀면 되지만, 비대면 시험에서는 직접 그림을 그려야하기 때문에 그림을 다시 그리고 싶은 의지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대면 시험의 그림은 복잡해도 그 위에 나타난 문자나 수치를 그대로 읽으면 되지만, 비대면 시험은 시야를 모니터와 종이(혹은 태블릿)를 오가야 하기 때문에 오류를 낼 확률이 증가합니다.
(실제로 디논 시험에서 나는 답이 이상하다 싶어 다시 푼 문제가 3문제 정도 됩니다. 모두 종이로 옮기는 과정에서 범한 누락이었습니다. 만약 내가 그림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틀렸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대면 시험이 비대면 시험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전면 대면 시험을 보게되면, 분명 누군가는 못 보게 될텐데, 그렇다면 일부 학생들만 재시험이나 비대면 시험을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전략을 준비하는 것 자체도 꽤나 흥미로운 과정이고 배울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 형식과 전략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여러분이 시험을 못 보았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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