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공학에 흥미를 못 느끼고 학업에 아예 손을 놓아버리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시험은 열심히 공부하고 성적은 꽤 좋지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목적 의식이 없는 학생들은 많다. 그러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선별해보았다. 1부에서는 어떻게 우리 전공이 탄생되었으며 (역사책), 우리 공학자들이 어떤 문제를 풀어왔고 앞으로는 어떤 문제를 풀 것인지 등에 관한 책(전기문, 자서전)을 중심으로 골랐다. 2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로 설계를 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을 골랐다. 미래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공학도로서 어떤 기준을 갖고 진로를 설계할 것인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공학도로서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취업/면접 단기적인 방법론을 다룬 도서와 전공 교재/알찬 요약본도 물론 중요하지만, 세상에 너무 많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기도 쉬우므로 제외하였다. 다소 오래된 도서, 절판된 도서도 포함되어 있다. 당장 취업을 앞두고 있다면 이러한 책은 사치에 가깝다. 이 경우 트렌드가 담긴 책을 읽는 편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꿈과 호기심을 키우고, 진로의 밑바탕을 다지는 학부 저학년 때는 앞으로 선배들은 어떤 자취를 밟아나갔는지 파악하고, 본인이 하려는 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10년이 더 된 책도 일부 포함하였다. 절판된 도서는 학교 도서관에 있거나, 본인이 갖고 있다. 혹시 도서관에 없는 책이라면 댓글로 남겨주거나, 이메일(syh594@yonsei.ac.kr)을 보내면 빌려드리겠다.
전기전자공학 추천 도서를 잠깐 구글링 해보았는데, 책 제대로 읽지도 않고 대충 제목 보고 가져다 쓴 경우가 많았다. (어떻게 3학년 교재로 활용되는 Microwave Engineering (Pozar)을 고등학생한테 추천하는가?) 또한 전기전자공학 맞춤 도서가 아닌 대중적인 수학/과학 도서, 로봇공학처럼 눈에 보이는 응용 분야에 국한된 책이 많았다. 공학관 악동은 아래 책 대부분을 읽었다.
1부. 연구 분야별
1. 바이오 분야
관련 전공: 바이오전기전자기초, 바이오전기전자실험
1) 퍼시스턴트 라이프 (aladin.co.kr) [김영욱, 2021-09]
의대 때려치고 공대-박사의 길로 간 사람이 있다? 이 분의 이야기이다. 해외유학 실패와 재수, 대기업 그만두고 중견기업, 중견기업 그만두고 창업,... 삶의 궤적이 특이하신 분이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재수로 서울대 공대를 가셨는데, 또 막상 가서 첫 학기 학점이 아주 좋지도 않아 갈팡질팡하셨다 이후 공학에 뜻을 다잡고, 100명 중에 3명한테만 A+주는 전자회로 수업에서 당당히 A+을 받으셨다 한다. 석사 전공은 '바이오필름 센서 연구'이고, 박사는 '바이오필름 센서와 치료기술 통합 바이오칩 연구'라고 한다.
이 책은 학부시절부터 의대-공대-박사유학-대기업-중소기업-창업까지 전체 과정을 밝히고 있으며, 각각의 순간에 왜 김영욱 박사님이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상세하게 밝히고 있어서 읽어보면 좋겠다. 전공지식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공대생이 공감할 스토리가 많다.
2) 의료 인공지능 (aladin.co.kr) [최윤섭, 2018-06]
이 분은 포항공대에서 컴퓨터+생명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고, 전산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신 후 창업하셨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이끄는 분이다. 사실 우리 학과에서 바이오를 한다고 하면, 바이오 기술을 생명/화학/의약학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전기전자기술을 중심으로 바이오 계통 사람들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한 마디로 총체적 시각이 요구되는데, 이 책은 그러한 관점을 제시한다. 의료 분야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역할, 한계, 당면 과제, 법률 정비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2. 마이크로파-광파 분야
독서경험과 전공지식이 충분치 않아 제외한다. 악동은 이쪽 계통 RF 엔지니어가 되어볼까 고려중이라 관련된 도서를 찾아 읽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분야가 학생/대중이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닌지라 대중 서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마이크로파 관련 키워드로는 안테나, 전파, 전파공학, 레이더, 무선통신 등이 있는데, 유의미한 대중서적은 못 찾았다. 통신 관련 도서가 있지만 이는 아래 5.통신-네트워크 항목에 넣었다.
1) 알고 보면 재미나는 전기 자기학 (aladin.co.kr)
이 책은 내가 직접 읽지는 않았으나, 전공 지식보다는 인물 위주로 정리되어 있어 재미있을 것 같다. 물리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느끼는 학생들이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읽어보면 좋겠다.
3. 신호처리 분야 (인공지능)
독서경험과 전공지식이 충분치 않아 제외한다. 인공지능 붐 시대라 관련 도서는 찾기 쉬운 것 같다.
4. VLSI-컴퓨터 분야
1)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aladin.co.kr) [지미 소니, 로브 굿맨, 2020-02]
신호 및 시스템을 공부했다면, 샘플링 주파수는 필요한 주파수의 최소 두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를 나이퀴스트-새넌 theorem이라 하는데, 그 새넌의 삶과 업적에 대해 다룬 책이다. 또한 우리가 기초회로이론과 불 대수를 결합하여 디지털논리회로(디지털전자회로)의 기반을 만든 사람이다. (무려 석사 논문이다!)
전공 2학년 수준의 지식만 있어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2) 스티브 워즈니악 (aladin.co.kr) [2008-01, 절판/도서관 비치]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만든 워즈니악의 자서전이다. 행복한 공학자가 되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대학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엔지니어가 어떻게 세계 컴퓨터 시장을 뒤흔든 개인용 PC를 만들었고, 가장 가까운 자리의 엔지니어가 본 스티브 잡스 등 흥미로운 주제가 많다.
3)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 (aladin.co.kr) 앤드루 호지스 [2015-02]
두껍고 읽기 어려운 자서전이지만, 동명의 영화를 보고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5. 통신-네트워크 분야
1) 열정이 있는 지식기업 퀄컴 이야기 (aladin.co.kr) [데이브 목, 2007-12]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통신칩을 만드는 회사 퀄퀌의 이야기이다. 이 책 이후에도 퀄컴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고 보면 더 흥미롭다. 기업 문화와 정신, 철학과 방향성은 초기 단계에서 잘 설정해야 함을 느꼈다. IP(지적 재산)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이 보편적이지 않던 시대에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어떻게 커왔는지, 딥테크 기업은 어떻게 크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좋겠다. 셀룰러, CDMA 등 개념이 통신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지도 설명한다.
6. 전력-제어 분야
독서 경험과이 충분치 않아 제외한다.
7. 반도체-디스플레이-재료 분야
1) 강기동과 한국 반도체 (aladin.co.kr) [강기동, 2018-11]
미국 유학 다녀오면 삼성 부장, 상무 시켜주던 시대 엔지니어의 자서전이다. 삼성과 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초기 엔지니어들은 어떤 고민을 했는가 등이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좋겠다.
2) 좋아하는 일만 해라 (aladin.co.kr) [나카무리 슈지, 2004-01]
2014년 LED 청색광 개발 및 상용화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의 자서전이다. 굉장한 아웃사이더(?), 반골 기질이 있으신 분이다. 나는 어떤 큰 결과물(노벨상)을 거두기 한참 전에 사람들이 쓴 책에서 큰 흥미를 느낀다. 공통적으로 자신에 대한 어마어마한 자신감이 있고, 각자가 지닌 원칙이 확고하다. 주로 공부와 연구에 대한 일화가 많지만, LED와 갈륨 물질에 대한 막간의 전공 지식도 담겨 있다.
3) 반도체 제국의 미래 (aladin.co.kr) [정인성, 2021-11]
유튜브에 정인성님의 영상이 많다. 통독도 좋지만, 각 영상을 보고 흥미를 느끼면 해당하는 챕터도 읽어보면 좋겠다. 학과 공부는 전공 지식에 국한된 경우가 많으나, 이 책은 공급망, 산업 역사, 국제 관계, 앞으로의 방향 등 다면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반도체 제국은 여러 뜻이 있다 한다. 인텔, TSMC, 삼성 등 특정 기업을 뜻할 수도 있고, 미국, 한국, 대만 등 특정 나라를 말할 수도 있다. 그들의 흥망성쇠와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책이다.
2부. 진로 설계
1)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aladin.co.kr)
2)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2 (aladin.co.kr)
서로 다른 환경(자타대, 국내/해외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다양한 직업(국내/해외대 교수, 빅테크, 창업)을 거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모든 텍스트는 웹으로도 볼 수 있다.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gradschoolstory.net)
지금 오십대 교수님들이 젊은 시절에 쓴 책이다. 은퇴하신 분도 계신다. 교수님들은 어떻게 교수님이 되었는가, 교수님들은 어떻게 공부했는가, 그 시절 공대는 어떠했는가 재미로 읽어보면 좋겠다. 두 분은 본인 홈페이지 상에 원고를 올리셔서 링크를 올린다.
송홍엽 교수님. 자신의 약점을 찾아서 - 유학생활과 오류정정부호 전공분야 소개 (yonsei.ac.kr)
최우영 교수님, 내가 알아들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 유학생활과 전공선택 과정 (yonsei.ac.kr)
1. 두 갈래 길 (강문기-전자공학)
2. 선택보다 선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강성호-전기공학)
3. 삶. 기화와 준비 (김동구-전파공학)
4. 자신의 한계를 찾아서 (송홍엽-전자공학)
5. 일요일, 그 숭고한 가치 (이상렬-전기공학)
6. 멀티미디어 시대를 선도하는 신호, 영상처리 분야 (이철희-전자공학)
7.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최우영-전자공학)
8. 미래는 꿈을 가진 자의 것 (최윤식-전기공학)
9. B학점의 인연 (한상국-전파공학)
4) 공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aladin.co.kr) [서울대 공대 공우, 2021-12]
서울대 공대 학생들이 쓴 책이다. 서울대 안에서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쓴 내용이라서 그런지 막 재미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어떻게 과탑 혹은 그에 준하는 똑똑이들이 공부하고, 진로를 설계하는지 엿볼 수 있어서 좋다. 고등학생을 위해 쓰인 글이지만, 공대생들이 읽으면 오히려 좋을 듯 싶다.
타 학과도 있지만, 전자공학/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의 글이 특히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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