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전자회로 시험을 잘 못 본 것 같은데, 제 공부법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요? (추가적인 정보가 있었으나,개인 정보 제외하고 요약함)
1. 공부 습관 점검
질문자님께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동안 공부 관련 상담을 해온 후배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1)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부족하고 (2) 벼락치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본인은 이 두 가지 중 어느 정도에 해당하실까요?
(1) 다소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연세대 전기전자에서 공부하고 있고 스스로 많이 노력했다고 느낀다면, 실제로 대부분의 문과 계열이나 타 대학 학생들보다는 분명 더 많이 공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오히려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에 더 속상하셨을 거라 짐작합니다.
다만 느낌은 주관적이니, 객관적으로 점검할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퀴즈나 과제가 주어지기 전부터 스스로 꾸준히 공부했는지가 핵심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시험 직전에 며칠 밤을 새웠는가보다 다른 사람들이 보통 공부를 쉬어가는 1~5주차, 9~12주차 같은 기간에도 본인이 공부를 이어갔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조금 가혹하게 들릴 수 있지만, 프로젝트나 과제가 많아 부담스러운 시기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따로 공부를 챙겼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물론 주어진 일만 잘 처리하면서도 자신의 시간과 인지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 결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그런 타고난 강점(순수한 지능, 교수 성향이나 출제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는 메타인지, 혹은 원래 뛰어난 시간·일정 관리 능력)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제가 가장 권하고 싶은 건 이런 생활·공부 패턴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입니다.
(2)는 (1)과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실수가 많다" 또는 "실전에서 평소 실력만큼 문제가 안 풀린다"고 말하는 학생들을 보면 대부분 벼락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불안도가 높고 짧은 기간에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잠까지 줄이면, 실제로 인지 능력 자체가 크게 떨어집니다. 시험 기간 일주일 내내 생활 리듬이 완전히 무너지는 학생들을 많이 보는데, 사실은 이런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미리 관리했어야 합니다. 꾸준히 공부해온 사람이라면, 시험이 다가올수록 오히려 잠을 더 잘 자야 합니다.
축구 선수가 경기 전날 갑자기 불안하다며 잠을 줄이고, 가벼운 마사지 대신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거나 평소 안 하던 웨이트 훈련을 한다면 어떨까요? (이전부터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며 꾸준히 훈련해온 게 아니라 바로 전날 갑자기 그런다면 말입니다.) 누구나 이상하다고 느낄 겁니다. 감독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 그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많은 대학생들은 이런 식으로 공부하고 시험을 본 뒤, "왜 좋은 결과가 안 나왔을까"를 고민합니다. 저는 개별 과목의 세부적인 공부법을 알려드리는 것보다, 이러한 생활·공부 패턴에 대한 조언이 항상 먼저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글에서도 늘 이 점을 강조해 왔지만,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정리드립니다.
[학점왕 1] 3.8 을 위한 기본 https://akdong55.tistory.com/246
[학점왕 2] 전략: 안정적인 4.0 https://akdong55.tistory.com/247
[학점왕 3] 4.2를 받기 위한 디테일 https://akdong55.tistory.com/191
2.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전자회로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은 모두 만족스럽게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셨으면 합니다. 달걀판에서 달걀 하나가 깨졌어도, 4~5개가 멀쩡하다면 그것들을 잘 지키고 활용하면 됩니다. 회로 과목을 정말 더 깊이 파고들 생각이 없다면 그냥 B를 받고 다른 과목에 집중해도 되고, 아직 학년이 낮으니 다음 학기나 그 이후에 재수강해도 충분합니다.
실패한 부분에 너무 마음 쓰지 말고, 다시 도전하거나 잘된 부분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결정적으로 저는 B를 받은 것이 실패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후 후속 과목을 수강할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고, 전자회로 성적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로 그 수강 여부를 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커리어 트랙에 대해 고민해 보시고, 그 방향에 도움이 될 것 같거나 순수하게 재미있을 것 같으면 들으면 되는 것입니다.
[멘탈 관리]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고민인 학생에게 https://akdong55.tistory.com/281
3. 회로 공부법
교수님이 시험을 얼마나 어렵게 출제하셨는지는 제가 알 수 없어서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다음과 같이 공부했습니다. '아웃풋 중심의 공부법'을 검색해 보면 관련 영상이 많이 나오는데, 이를 회로/전기전자 공부에 적용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 백지 상태에서 주요 회로(강의안의 기본 그림이나 예제)를 직접 그려보고, 중요한 식은 외우거나 처음부터 전개해서 유도해 보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이지만 기억에 훨씬 오래 남습니다. 보통 예제에 대해서는 2-3회, 프셋 중 중요 문제(보통 단원당 10-20문제)에 대해서는 1-2회 했습니다.
(2) 보통은 교재나 PPT를 오래 읽은 뒤 시험 직전에야 문제를 풀기 시작하는데, 저는 개념 공부와 문제(회로 해석 등) 풀이를 거의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문제를 풀면서 회로가 더 잘 이해되고, 회로를 이해하면서 다시 문제가 풀리는 선순환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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