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후기]
전자기학2 중간고사 이후 어수선한 어느날, 이용식 교수님께서 K 학생의 이메일을 PPT에서 담아오시고 극찬하시면서 20분 동안 이 내용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셨다. 이메일 표현과 양식도 매우 훌륭하며, 무엇보다 지적 호기심을 칭찬하셨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더러 이렇게 지적 호기심을 가져보고, 본인에게 이메일도 자주 보내라고 장려하셨다. 이메일 원문과 친구 K의 소감을 적는다.
K 학생은 자신감을 얻어, 전자회로1을 수강하는 최우영 교수님께도 방문해서 진로에 대한 뜻깊은 면담을 진행했다. 저학년 때부터 면담 가서 학업과 진로에 대해 조언을 구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밝혔다.
1. 교수님께 극찬받다.
맥스웰 방정식 특성 상, 전자기학(2) 지식만으로도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한 현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자기학 과목의 가장 큰 매력 요소이다. 평소에 항공기에 대한 관심이 있어(집에 KAI에서 받은 T-50 등의 모형 항공기를 소지 중) 배운 지식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교수님께 질문을 드렸다.
이메일을 잘 썼다며 칭찬을 하셨다. 예의를 갖추는 것은 1분도 안 걸리지만, 상대방한테 전달되는 것은 상황에 따라 천지차이일 수도 있다. 만약 용건만 간결하게 썼다면, 상대방의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오해의 소지도 해결해야 되는 이중의 일이 발생한다.
소통 중 가장 기본 사항이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받았다. 진도가 빠른 덕에 수업시간 30분을 걸쳐 깊이 있게 답변해 주셨다(덕분에 중간고사 범위도 축소되었다).
2. 첫 면담, 첫 만남
매주 5-6명의 학생들을 모집하여 교수님과 단체 면담이 이루어진다. 교수님께서 서브웨이 샌드위치, 콜라와 쿠키도 준비해 주신다. 각자 자기소개,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한 피드백, 과제 관련 및 기타 질문을 받으신다.
평소에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고 강의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공을 들이신다(관련 논문도 많이 참고하셨다 함). 참 교육자이시다. 교수님께서 내신 과제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첫번째 과제 문제는 보다 간단한 문제였고 접근 방식도 다양했다. 기초회로이론에서 배운 기법들을 사용하면 기계적으로 풀 수 있지만, 전자회로 과목인만큼, 최우영/라자비 교수님의 의도와는 달랐을 것이다 생각하며 오랜 시간을 고민했었다. 그에 대한 해답은 샤워를 하며 우연히 떠올랐다. 교수님께서도 ‘샤워 중 뇌의 창의성 발휘’ 연구에 대한 논문을 언급하시며, 공부를 할 때 다양한 환경과 접근 방식을 시도하라며 조언해 주셨다. 본인 연구 분야와 관련 없는 논문도 많이 읽으시며, 호기심이 많으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 교수님들에 대한 나의 착각
High-Speed Circuits & Systems Laboratory (yonsei.ac.kr)
(최우영 교수님 홈페이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일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에 상관없이 보람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첫눈에 반한 공과대학’이라는 책에 실린 최우영 교수님의 말씀이다.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님들의 삶의 궤적을 담은 책이다. 세줄 요약해보겠다. (1) 나도 한때 여러분과 같은 고민을 하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2) 멘토의 조언을 신중하게 듣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자. (3) 호기심을 갖고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자.
세계 최고인 MIT 출신 교수님을 수업에서 처음 뵈었을 때는 정말 신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도 한때 우리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하시니 도전정신을 심어 주는 말이었다.
또 한가지 느낀 점은 굉장히 겸손하신 분이다. 주변에 1급 공무원, 서울대 의대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관찰해온 바, 모두 겸손하신 것이 공통점이다. 본인을 결코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항상 배우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어느 한 분야에 최고가 되는 비법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호기심을 갖고 즐기라는 교수님의 말씀이다. 예전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학점을 받았을 때 의기소침 되는 바, 현재는 배움의 장소인만큼 즐기고, 배움에 중점을 두려 노력한다. 전자기학(1)을 수강했을 때, 최종학점 B를 받았지만, 가장 즐겁게 공부한 과목이므로 전자기학(2)를 도전하게 됐다. 학점과 별개로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최우영 교수님과의 면담과 ‘첫눈에 반한 공과대학’에 대한 소감을 정리하자면, 더 이상은 스스로의 역량을 제한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지혜를 빌리며, 최대한 즐기며 공부하겠다. 성인 남성은 25세에 prefrontal cortex가 완전히 발달된다 한다. 인생을 살면서 25세 때의 사고방식이 거의 유지된다는 말이다. 얼마 남지 않은 학부생활, 주변 사람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최대한 많이 배우고 졸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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