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전기 분야 갈 거 아니라면 전자기학 못/안 해도 되지 않나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성격과 재능에 따라 각기 다른 레벨*의 공학자가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전자기학이 필요한 수준도 다를 것입니다. 예컨대 공학보다는 과학에 가까운 이론을 개척하는 사람이라면 전자기학을 능숙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양자컴퓨팅, 통신 원천 기술] 정반대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분야로 나아간다면[반도체 설계], 그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기초가 되는 원리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자기학”이 악명에도 불구하고, 3,4학년이 아닌 2학년 과목으로 할당된 것은 상당히 많은 전기전자공학 분과의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레벨은 난이도가 아니라, 추상화 수준이다. 순수 수학과 물리는 추상화 수준이 높고, 공정 관리 분야는 구체성 수준이 높다.
Q. 시험 못 봤는데 철회 후 재수강할까요?
물리에 자신이 없고, 학기 여유가 있다면 재수강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나 다른 과목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느낀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고, 이 과목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재도전하는 것도 좋다.
남은 학기 동안 매주 5~7시간씩 전자기학에 힘쏟으면 대부분의 학생은 기말고사에 80점 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러나 공부하는 방식, 자신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Q. 공부하는 방식, 체질은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계산 중심에서 탈피 - 텍스트 중심으로의 전환]
기초회로이론, 디지털논리, 공학수학과 전자기학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앞서 언급한 과목들은 문제가 나오면 무슨 개념이나 법칙을 써야할지도 보인다. 그래서 연습문제만 풀어도 적어도 무슨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보인다. 텍스트를 하나도 안 읽어도 시험에 대한 감각이 좋으면 우수한 성적(7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전자기학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점, 선, 면만 나와 무척 쉬워보이지만, 그림들이 다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어떤걸 불러와야 하는지 안 보인다. 일단 식이 주어지면 쉽게 풀 수 있지만, 불러오는 능력이 없다면 시험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단원당 100개가 넘는 공식이 나온다. 물리적인 의미와 스토리를 알고 있으면, 100개가 결국 3~5개의 스토리로 묶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기학 공부는 계산보다는 그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나는 매주 전자기학을 주당 평균 5 - 7시간씩 공부해왔다. 그러면 문제를 엄청 풀었을 것 같지만, 대부분 시간 책 텍스트만 읽어왔다. 같은 예제를 3~5번씩 풀어보면서 스토리를 반복했다. HW 과제는 공식만 쓰면 제출하기는 무척 쉽다. 그렇지만 one by one으로 물리적 의미를 반복했다. 제출보다는 물리적 연습에 초점을 두어 2~3시간을 썼다. 교수님이 학기 초반에 하신 말씀이 있다. “책 꼭 사서, 많이 읽으세요.” 이러한 맥락과 일치한다 생각한다.
Q. 재수강하면 성적 올라갈까요?
내 생각에, 공식만 몇 개 외우고, 예제 1~2번만 풀면 다음 시도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가 앞서 말한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 친구가 하는 방식인데, 이 친구는 무지성으로 문제를 정말 많이 푼다. (“무지성”은 그가 좋아하는 표현이다.) 두 방식 모두 다른 과목에 비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Q. 에타에서 과제에서 낸다고 글 쓰시는 분들은 일부로 그렇게 쓰시는 분들일까요?
나는 시험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을 했다. 교수님이 수업한 곳에서만 냈구나. [과제에서만 냈구나.]
계산이 중심이 되는 내용을 적게 내실 줄 예상했으나, 예상을 넘어선 것보다 교수님은 정직하게 내셨다. 안 낸다고 하신 부분에서 안 내고, 낸다고 하신 부분에서 냈다. 수업을 대충하신 부분에서는 안 냈고, 수업을 많이 하신 부분에서 냈다. 나도 에타 강의평에 위와 같은 평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그렇게 안 느낀 학생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대로 낸다고 하면 보통은 숫자만 바꾸고 나머지는 완전히 같은 경우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그대로 낸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교수님은 “본인은 대칭 좋아하고 복잡한 계산 싫어한다”, “이건 넘어가자 하신 건 안 내셨다”
악의를 품고 선배가 그러한 댓글을 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자기학은 어느 대학 전전과든 2학년 과목 재수강률 1위, 드롭율 1위라고 생각합니다. 왜 어려운가에 대한 제 분석과 이번 학기를 어떻게 해쳐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So Difficult
1) 공간에서 미적분을 능숙하게 다루어야 한다.
공수1, 2에서 줄기차게 다룬 내용이 벡터 공간에서의 미적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 지 좌표 시스템을 능숙하게 오갈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그 공간 속에서 적절한 미적분 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스러운 연세대 친구들은 1학년 때 즐겁게 놉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 미적분으로 물리적 상황을 해석한다.
성능 안 좋은 돋보기(빈약한 미적분)로 개미(물리 현상)를 보아야 하니 어렵습니다.
공수1, 2를 충분히 공부하지 않았다면, 2단원을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한상국 교수님이 복잡한 미적분을 싫어하는 성격 같으셔서, 시험 문제도 상식적인 수준의 기하 공간을 제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뜬금없이 원뿔, 원뿔대에서 퍼텐셜과 필드를 구하라 하지는 않으시겠지요.) 2단원에서 어려운 문제가 나오지는 않지만, 2단원을 모르면 뒷 단원에서 개념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기가 까다로워집니다. (덧셈, 일의 자리 곱셈을 못하는 상태에서 백의 자리 곱셈을 하는 느낌입니다.)
2. 중간고사에 결판을 내야 한다. ★★★
사실 전자기학의 앞 부분과 뒤 부분이 똑같습니다. 앞에서는 전기장을 미적분 관점에 서 보고, 후반부에서는 자기장을 미적분 관점에서 봅니다. 상수나, 어디서 0이고, 어디서 값을 갖는지, 이 부분만 차이가 납니다. 중간고사 망치면, 기말고사도 거의 같은 물리, 수학적 백그라운드가 들어가서 엇비슷한 성적을 얻을 확률이 큽니다.
중간을 잘보려고 하면, 기말도 저절로 잘 봐지는 과목입니다. 이 과목의 꽃은 맥스웰 방정식입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네 가지 식을 하나의 법칙으로 묶어주는 것인데, 한 학기 동안 각각에 대한 직관을 키워놓아야 하나로 묶이는 부분에서 이해가 됩니다. 앞 부분에서 부실한 토대를 쌓으면, 뒤에서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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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기 분야 갈 거 아니라면 전자기학 못/안 해도 되지 않나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성격과 재능에 따라 각기 다른 레벨*의 공학자가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전자기학이 필요한 수준도 다를 것입니다. 예컨대 공학보다는 과학에 가까운 이론을 개척하는 사람이라면 전자기학을 능숙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양자컴퓨팅, 통신 원천 기술] 정반대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분야로 나아간다면[반도체 설계], 그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기초가 되는 원리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자기학”이 악명에도 불구하고, 3,4학년이 아닌 2학년 과목으로 할당된 것은 상당히 많은 전기전자공학 분과의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레벨은 난이도가 아니라, 추상화 수준이다. 순수 수학과 물리는 추상화 수준이 높고, 공정 관리 분야는 구체성 수준이 높다.
Q. 시험 못 봤는데 철회 후 재수강할까요?
물리에 자신이 없고, 학기 여유가 있다면 재수강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나 다른 과목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느낀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고, 이 과목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재도전하는 것도 좋다.
남은 학기 동안 매주 5~7시간씩 전자기학에 힘쏟으면 대부분의 학생은 기말고사에 80점 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러나 공부하는 방식, 자신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Q. 공부하는 방식, 체질은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계산 중심에서 탈피 - 텍스트 중심으로의 전환]
기초회로이론, 디지털논리, 공학수학과 전자기학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앞서 언급한 과목들은 문제가 나오면 무슨 개념이나 법칙을 써야할지도 보인다. 그래서 연습문제만 풀어도 적어도 무슨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보인다. 텍스트를 하나도 안 읽어도 시험에 대한 감각이 좋으면 우수한 성적(7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전자기학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점, 선, 면만 나와 무척 쉬워보이지만, 그림들이 다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어떤걸 불러와야 하는지 안 보인다. 일단 식이 주어지면 쉽게 풀 수 있지만, 불러오는 능력이 없다면 시험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단원당 100개가 넘는 공식이 나온다. 물리적인 의미와 스토리를 알고 있으면, 100개가 결국 3~5개의 스토리로 묶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기학 공부는 계산보다는 그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나는 매주 전자기학을 주당 평균 5 - 7시간씩 공부해왔다. 그러면 문제를 엄청 풀었을 것 같지만, 대부분 시간 책 텍스트만 읽어왔다. 같은 예제를 3~5번씩 풀어보면서 스토리를 반복했다. HW 과제는 공식만 쓰면 제출하기는 무척 쉽다. 그렇지만 one by one으로 물리적 의미를 반복했다. 제출보다는 물리적 연습에 초점을 두어 2~3시간을 썼다. 교수님이 학기 초반에 하신 말씀이 있다. “책 꼭 사서, 많이 읽으세요.” 이러한 맥락과 일치한다 생각한다.
Q. 재수강하면 성적 올라갈까요?
내 생각에, 공식만 몇 개 외우고, 예제 1~2번만 풀면 다음 시도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가 앞서 말한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 친구가 하는 방식인데, 이 친구는 무지성으로 문제를 정말 많이 푼다. (“무지성”은 그가 좋아하는 표현이다.) 두 방식 모두 다른 과목에 비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Q. 에타에서 과제에서 낸다고 글 쓰시는 분들은 일부로 그렇게 쓰시는 분들일까요?
나는 시험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을 했다. 교수님이 수업한 곳에서만 냈구나. [과제에서만 냈구나.]
계산이 중심이 되는 내용을 적게 내실 줄 예상했으나, 예상을 넘어선 것보다 교수님은 정직하게 내셨다. 안 낸다고 하신 부분에서 안 내고, 낸다고 하신 부분에서 냈다. 수업을 대충하신 부분에서는 안 냈고, 수업을 많이 하신 부분에서 냈다. 나도 에타 강의평에 위와 같은 평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그렇게 안 느낀 학생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대로 낸다고 하면 보통은 숫자만 바꾸고 나머지는 완전히 같은 경우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그대로 낸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교수님은 “본인은 대칭 좋아하고 복잡한 계산 싫어한다”, “이건 넘어가자 하신 건 안 내셨다”
악의를 품고 선배가 그러한 댓글을 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자기학은 어느 대학 전전과든 2학년 과목 재수강률 1위, 드롭율 1위라고 생각합니다. 왜 어려운가에 대한 제 분석과 이번 학기를 어떻게 해쳐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So Difficult
1) 공간에서 미적분을 능숙하게 다루어야 한다.
공수1, 2에서 줄기차게 다룬 내용이 벡터 공간에서의 미적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 지 좌표 시스템을 능숙하게 오갈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그 공간 속에서 적절한 미적분 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스러운 연세대 친구들은 1학년 때 즐겁게 놉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 미적분으로 물리적 상황을 해석한다.
성능 안 좋은 돋보기(빈약한 미적분)로 개미(물리 현상)를 보아야 하니 어렵습니다.
공수1, 2를 충분히 공부하지 않았다면, 2단원을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한상국 교수님이 복잡한 미적분을 싫어하는 성격 같으셔서, 시험 문제도 상식적인 수준의 기하 공간을 제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뜬금없이 원뿔, 원뿔대에서 퍼텐셜과 필드를 구하라 하지는 않으시겠지요.) 2단원에서 어려운 문제가 나오지는 않지만, 2단원을 모르면 뒷 단원에서 개념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기가 까다로워집니다. (덧셈, 일의 자리 곱셈을 못하는 상태에서 백의 자리 곱셈을 하는 느낌입니다.)
2. 중간고사에 결판을 내야 한다. ★★★
사실 전자기학의 앞 부분과 뒤 부분이 똑같습니다. 앞에서는 전기장을 미적분 관점에 서 보고, 후반부에서는 자기장을 미적분 관점에서 봅니다. 상수나, 어디서 0이고, 어디서 값을 갖는지, 이 부분만 차이가 납니다. 중간고사 망치면, 기말고사도 거의 같은 물리, 수학적 백그라운드가 들어가서 엇비슷한 성적을 얻을 확률이 큽니다.
중간을 잘보려고 하면, 기말도 저절로 잘 봐지는 과목입니다. 이 과목의 꽃은 맥스웰 방정식입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네 가지 식을 하나의 법칙으로 묶어주는 것인데, 한 학기 동안 각각에 대한 직관을 키워놓아야 하나로 묶이는 부분에서 이해가 됩니다. 앞 부분에서 부실한 토대를 쌓으면, 뒤에서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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