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까지 공학관악동은 다소 무모해서(?) 수업에서 제공하는 기출을 제외하면 족보를 보지 않고 전공 공부했다. 학점상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안 받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저학년을 보낸 덕분에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이후 원하는/중요한/로드가 높은 과목에서 족보가 없어도 도전할 수 있던 것 같다. 아래는 그때쯤의 생각이다.
족보, 방 안의 코끼리
https://akdong55.tistory.com/95
누군가는 남들이 다하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족보는 팔아서도 사서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상황이라 리스크를 감수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버젓이 옆에 있는데 눈을 감기가 매우 어렵다.
후배 여러분이 일종의 타협을 해야 한다면, 시험이나 과제 등 문제 풀이에 대해서는 보더라도, 직접 해야 하는 프로젝트는 최대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다할지라도 최대한 미루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전자회로 PSPICE 프로젝트, 신호및시스템 MATLAB 프로젝트, 데이터 구조를 비롯한 프로그래밍 과목의 프로젝트들 말이다.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는 적합성이나 흥미를 판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 생각한다. 예컨대, 전자회로 문제를 빨리 푸는 역량을 갖춘 것보다, PSPICE를 몇 십 시간 붙들고 있으며 MOSFET에 W/L 값을 어떻게 넣을지, 어떤 스펙을 맞추어야 하는지 고민해본 경험이 관심 분야를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 경험이 정말 힘들었다면 이쪽은 하지 말겠다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무리 그 분야가 인기 분야라 할지라도 다른 길을 모색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시간을 매우 많이 잡아먹고, 족보의 형태로 최종 결과를 미리 알고 있으면 시간을 매우 절약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시간과 학점이란 허상에 쫓겨 이 기회를 놓치면, 자기 탐색과 고민의 시간을 고학년이나 대학원/기업에 가서 다시 해야 한다. 그때 방향 전환을 하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소중한 기회를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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